이름 : 박준식
기수 : 드래곤즈 26기
소속 : 드래곤즈OB
전공 : 경성대학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Q1. 드래곤즈 입부동기가 궁금합니다.
전기과를 들어갔는데 전기과 회장이 변영훈 형님, 부회장이 공훈식 형님이었다.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두 명의 거인이 들어왔다. 수업 끝나고 미식축구부 부실로 집합하라고 해서 모였었다. 그때 못해도 20-30명 정도 있었던 거 같은데, 공대운동장에서 비 맞으면서 축구 한 게임 하고 샤워를 하고 오니까 부실에 막걸리가 세팅이 돼 있었지. 끝나고 나는 집에 가서 잤는데 다음날 승배한테 전화했더니 어제 그 부실이라고 그랬다. 그래서 승배를 데리고 수업 듣고 자연스럽게 점심시간에 부실을 가서 밥을 얻어먹고 또 자연스럽게 저녁에 운동하러 갔다. 사실 나는 안 가려고 했는데 승배 때문에 갔다. 승배가 그때 토를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토가 없었대. ‘마법의 토’ 25기 형님들이 치워주시고 누나들이 다음 날 아침에 쓰러진 신입생들한테 해장 밥도 사주시고 맛있는 거 먹을 때도 데려가 주시면서 우리는 입부 하게 되었다.
Q2. 미식축구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은 결정적 순간?
결정적 순간은 없다. 결정적인 순간은 아니고 형님들의 압박,신체포기각서와 과에 회장, 부회장님이 있다는 거? 전화도 맨날 오기도 했고 저녁에 운동 끝나면 술 사주기도 했다. 그런데도 나간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내가 안 나갔던 이유는 운동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사람들이 좋고 20살이 되면서 특이한 것들을 해보니까 재미가 있었던 거지.
Q3. 미식축구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1, 2학년때라면 무섭고 강압적이지만 특이한 형님들인 22기 형님들이 떠올랐겠지만, 고학년이 되면서는 박창훈 감독님이 가장 떠오른다. 엄청 존경스러운 분이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열정적으로 미식축구가 할 수 있을까’, ‘저렇게 꾸준히 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장 충격을 받았던 건, 내가 1학년 때, 들어온 지 한 달도 안됐는데 어머니 수술 때문에 운동을 빠진 적이 있었다. 동기 승배한테만 말하고 빠졌는데 운동 마치는 시각에 박창훈 감독님이 전화가 왔었다. 어머니 수술은 잘 끝났냐고 물어보시더라고 그때 확 충격받았다. 그때 이후로 나도 애들 챙겨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것부터 애들 상황이나 집에 숟가락 몇 개인지 까지. 그 충격 이후로 잘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짜 감동적이고 감사했다.
Q4. '무대리'라는 별명 어떻게 탄생한건가요?
박창훈 감독님이 지어주셨다. 내가 중·고등학생 때 파마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대학와서 파마했었지. 근데 다음날 감독님이 보시고 바로 '무대리'라고 하셨다. 그래서 일주일도 안돼서 파마 풀었다. 그땐 어린 마음에 좀 충격이었지. 크크.. 난 멋있어 보이려고 한 건데. 그 이후로 나 파마 안한다. 하지만 지금은 무대리 별명에 아주 만족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니까 별명이 있고 이런 게 사람에 대한 관심이더라고.
Q5. 2011년에 주장을 하셨습니다. 힘든 점이 많았을 거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나요?
솔직히 말하면 힘든 게 별로 없었다. 주변에서도 내가 인복이 엄청 많다고 다들 부러워했었거든. 그때 시스템 자체가 다 짜여있었다. 예를 들면 순돌이가 군기 반장을 해주고 운동 쪽에서는 똘배가 받쳐주고 이러다 보니까 나는 중간전달역할만 하고 그 이외에 애들 챙기고 이런 건 원래 했었으니까 안 힘들더라고 관리도 파트별로 맡아달라 해서 파트별로 잘 관리되고 하다 보니까 주장으로서 힘든 건 전혀 없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참 편하게 한다, 부럽다 이런 말을 엄청 많이 들었다.
Q6. 술자리를 굉장히 즐기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술자리를 자주 가지셨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술은 대화를 하기 위한 매개체였다. 그리고 그 사람들 한명의 성격을 알아가기 위해서였다. 저학년들은 고참들과 술자리를 하면 고참들이 술 취했을 때 하는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될 때가 많다. 고학년이 저학년들과 자주 술자리를 가지면 저학년들의 불만이나 요구사항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간의 의견들과 불만을 이야기 하면서 팀을 잘 이끌어 나가는 거지.
Q7.‘술’ 때문에 오해 받으셨던 것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많다. 제일 큰 건 ‘매일 애들 술 먹인다’거나 ‘나랑 있으면 무조건 술이라는 오해’이다. 그리고 술자리를 하다보면 정보가 엄청 많이 들어온다. 근데 내 머릿속에서 그 정보들을 거른다. ‘이건 이야기를 해도 될 문제다. 안고 가야 할 문제다’ 누구 앞에서 이야기할 때 ‘이 이야기는 조심 해야겠다’ 라던가 신경 쓸게 많아진다.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깐 이 친구들은 나를 믿어서 다 털어놨는데... 예를 들어서 같은 동기인 현민이랑 영은이가 서로의 불만을 나에게 털어 놓은 상태에 ‘나는 어떻게 서로의 기분 안 나쁘게 말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서로 안 싫어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책임감일 수 도 있다.
Q8. 술이나 밥이나 같이 자주 안 먹는 사람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풀어나갔나요?
예전에 동기 호제랑 그랬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 호제한테 ‘그럼 니가 외적으로 할 수 있는걸 도와줬으면 좋겠다. 운동장 올라와서 백 가르쳐주는 걸 도와달라’그렇게 말했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만 도와달라고 했다. 그걸 강요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나중에 호제는 같은 기수이기 때문에 동기모임을 하면서 더 이야기를 했었다. 호제랑 승배가 운동적으로 많이 도와줬다.
Q9. 2021년도부터 2년간 OB총무를 맡아주셨습니다. OB총무로써 각오나 다짐 한 마디
솔직히 아직까지 총무라는 게 실감이 안 난다. 실질적으로 OB회장님과 코로나 때문에 진솔한 대화를 못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틀도 안 잡힌 상태이다. 올해 새 학기에 코로나가 풀린다고 생각하고 OB회원들과 코치진들과 이야기를 해서 틀을 잡고 싶다. 1년의 계획표를 잡는 게 젤 좋은 것 같다. 코로나가 더 길어진다면 영상으로 비대면 회의를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 2월 중순쯤 심도 있게 이야기를 한 번 해야 할 것 같다. 전 회장과 전 총무도 다 같이 모여서 회의했으면 좋겠다. 젊은 OB들로 심판이 넘어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인해서 팀의 심판 할당량이 채워지는 것이다. 현민이가 생각한 것처럼 심판지원금도 의견 한번 내볼게.
Q10. 만약 내가 감독이나 코치가 된다면 시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운동적으로는 말할게 없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간담회나 다과회를 했으면 좋겠다. 하는데 파트를 나눴으면 좋겠다. 코치진과 저학년들. 코치진과 고학년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라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저학년들은 잘 없다. 그래서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Q11. ‘월간용광로’에 대해 한마디
매 달 잘 보고 있다. 우리 부모님도 보고 계신다. 경성대학교에서 택배 오면 부모님이 먼저 뜯어서 읽어보고 계시더라. 이건 나를 떠나서 부모님한테도 좋은 잡지인 것 같다(웃음). 월간용광로는 계속 전통적으로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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