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엄도환
기수 : 드래곤즈 24기
소속 : 드래곤즈OB
전공 : 경성대학교 체육학과
Q1. 드래곤즈에 입부하게 된 계기는?
엄도환 : 고등학교 3학년 방송부 시절 때, 한해 선배가 부산대 잠바를 입고 왔는데 그게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물어보다가 부산대 미식축구부 이글스 잠바라고 했다. 그때 ‘와 멋있다, 나도 대학교 가면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경성대 체육학과 입학하고 OT때 제임스(18기 박영관 OB) 형님이 미식축구부를 홍보하고 계셨다. 그래서 체육학과 단체로 동아리실을 방문하여 입부하게 되었다. 미식축구에 대해 알고 있었고 관심이 있어서 시작했다. 미식축구를 시작하고 난 뒤 너무 좋았다.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원래 농구를 좋아해서 많이 했는데 막상 미식축구를 하니깐 11명이 한다는 것이 매력 있었다. 축구, 농구, 야구는 1명만 잘해도 게임이 이어지는데 미식축구는 11명의 합을 맞춰서 해야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여기서 매력을 느꼈다.
Q2.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엄도환 : 시합은 2007년도 전국대회에서 성균관대랑 만났다. 군대를 제대하고 처음으로 코너백을 맡아서 했다. 처음이라서 잘 못하고 발도 느렸다. 그때 세이프티가 22기 이승재 형이었는데 마지막 전반 끝나기 전에 성균관대가 롱패스를 던져서 뒤를 쫒아 가는데 승재형이 계속 ‘시X놈아 빨리 쫓아가라’ 욕먹으면서 같이 쫓아갔는데 결국 골이 먹혔다. 그래도 다행히 안 졌다. 그리고 다른 운동 외적으로 에피소드는 22기 이승재형과 다른 형들은 동기인 김성훈 감독과 나랑 술 먹기를 좋아했다. 1차를 사주면서 주변을 확인하고 대상자를 물색한다. 그럼 어김없이 들려오는 “엄도팔이 출발~” 소리. 그러면 조아랑 같이 나가서 서울말을 쓰면서 ‘경성대 미식축구부인데 나쁜 사람아니에요~ 괜찮으시면 같이......’ 하며 여성분들을 모셔온다. 이렇게 내공을 다지고 군대를 제대하고 돌아온 첫 제주도 합숙 때 중야제날 바베큐 파티 파트너를 해수욕장에서 만났는데 그날 저녁 바로 사귀어서 좋은 인연으로 만남을 가졌다(웃음).
Q3. 가장 기억에 남는 합숙지가 있나요?
엄도환 : 우리는 그때 합숙을 제주도로 갔었다. 그래서 제주도 함덕해수욕장이 기억에 남는다. 며칠 전에 와이프 될 친구랑 제주도를 가서 함덕을 가봤는데 너무 변한거야. 예전에는 술 먹을 곳이 없어서 포장마차에서 먹다가 쫓겨나서 옆 편의점가서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술 먹을 곳도 많고 많이 변했다. 우리가 로드웍 했던 길로 드라이브 갔는데 그대로더라. 항상 합숙하면 제주도밖에 생각이 안 난다. 근데 제주도로 왜 합숙 가는지 알지? 도망갈 수 있는 퇴로를 막기 위해서(웃음).
Q4. 미식축구하면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엄도환 : 미식축구하면 부실사람들이 다 생각나지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박창훈 감독님이다. 그냥 미식축구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다. 박감독님이 다른 타 학교 감독님들에 비해 기발한 작전들이 많았고 통찰력이 좋으셨다. 항상 멋있다고 생각했다. 1학년 때는 박감독님이 고참들이랑 술 드시러 가면 전화가 오셔서 ‘냄새 맡고 찾아 온나’라고 하셨다. 그게 너무 좋아서 운동마치고 조아랑 둘이서 찾아갔었다. 처음에는 인정받고 싶어서 술자리에 가면 감독님 형들이 말해주는 조언을 듣고 다음날 운동장에 가서 해보고 그랬다. 그리고 박감독님이 자주 하시던 말인 ‘2학년 마치고 군대 가라’. 그래서 조아랑 둘이서 2학년 마치고 군대를 갔다.
Q5. 박창훈 감독님이 해주신 기억에 남는 조언이 있나요?
엄도환 : 1학년 여름 첫 합숙 들어갔는데 내 앞에 짜가리 형님(20기 황윤성 OB)이 디펜스 엔드, 동욱이 형님이 태클이였다. 그때 하다가 감독님이 ‘앞에 태클 볼 때 자세를 어떻게 취하는지 파악하고 시합을 봐라’ 하셨는데 시합 때 동욱이 형님의 자세가 보였다. 그리고 시합 중간에 내가 교체로 들어갔는데 바로 쿼러섹 하나를 했다. 그때부터 추계에서 주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술자리에서 팁을 주면 운동장이나 경기장에서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박감독님은 술자리에서 말이 많으신 편이 아니라 ‘도환아?’ 이 한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독님께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Q6. 미식축구를 하고 있는 YB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엄도환 : 지금 되게 오글거리는데……. 나도 인터뷰한다고 예전을 회상해보니깐 그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젊음과 그 시간이 지금 다시 올 수 없기 때문에 그냥 젊음을 즐겼으면 좋겠다. 즐기다보면 언젠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미식축구에서 배운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항상 ‘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부딪혀서 극복해나가면 돼.’ 이런 것들이 나한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2학년 때까지 성적이 안 좋았다. 학사경고를 스트레이트로 4번 받았었다. 그러고 나서 딱 군대 다녀오고 정신 차리면서 공부하면서 운동을 했었다. 다시 재수강하면서 졸업학점은 채웠지만....... 그래서 후회하지 않고 그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중에 방법은 다 찾아지니깐.
Q7. 체대랑 미식축구랑 서로 안 좋은데 어떻게 된 건지 아시나요?
엄도환 : 내가 1학년 때, 바로 윗 기수인 23기형들이 체대였다. 근데 미식축구 하다가 나갔다. 우리는 6시만 되면 운동하러 올라가야하는데 체대는 집합을 6시 이후에 시켰다. 그러면 내가 집합을 빠지면 체대 동기 친구들이 기합을 받는 거지. 원래 체대는 1인 1운동동아리를 가입해야 하는데 그때부터 미식축구 동아리는 뺐던 거지. 그리고 내가 군대 다녀오고 체대 동기들이 집행부를 하던 시기였다. 그래서 그때 좀 동기들이랑 잘해보려고 하면서 밑에 정환이나 학준이가 들어왔었다.
Q8. 미식축구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엄도환 : 부실생활, 술자리, 인간관계 모든 게 좋았지만 미식축구 자체를 가장 큰 매력으로 느꼈던 거 같다. 다른 구기 운동도 해왔지만 11명이 한 마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작전 하나 할 수 없다는 게 다른 운동과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Q9. 하고 싶은 말 있나요?
엄도환 : 다들 활동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한번 벗어나면 다시 돌아오기가 힘든 것 같다. 다들 여기에 쏟았던 마음이 너무 크니깐. 잠시만 떨어져 있어도 되게 미안하고 죄인처럼 되는 거야. 가고 싶어도 누가 ‘와라’ 하지 않으면 좀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잠시 어디 있다가 한 번씩 오시니깐 연락이 뜸한 사람들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어. 나도 활동을 잘 못하고 있지만 회비를 내면서 조금이나마 YB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근데 그것도 마음이 있어도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 미안함이나 죄책감으로 가더라. 나도 한동안 서울생활하면서 내가 먹고살기 힘들 때 못 오니깐 미안하더라. 옛날 추억하면서 연락 뜸하시던 분들 연락해서 우리도 다시 부흥했으면 좋겠다. 다들 진짜 잘되면 ‘운동장 잔디나 깔아줘야지, 운동장 하나 만들어줘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으니깐. 지금은 본인들 본업 때문에 잠시 잊혀 있는 거니깐. 안온다고 모른척 하지 말고(웃음). 이 단체는 ‘미식축구’라는 매개체로 미식축구하는 동생이 ‘미식축구 41기 누구입니다. 형님 밥 사주세요’라고 하면 알겠다고 바로 사줄 수 있거든. 그만큼 거부감이 없다. 그 마음을 표현하기 힘드신 분들도 계시니깐 한번씩 오시는 OB들도 잘 챙겨줬으면 좋겠어. 없어도 베풀려고 사는 분들도 많으시니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도 크다.
Q10. 월간용광로 한마디
엄도환 : 계속 보고 있었다. 지금 이 월간용광로가 있음으로서 예전 일을 다시 생각하고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서 좋다. 우리는 옛날 시합비디오나 기록이 없는데 지금부터 만들어주니까 너무 고맙다.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은데 그건 현민이랑 상의해볼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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