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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김성민의 풋볼토크

김성민의 풋볼토크(2) 미국고교풋볼팀코치 김성민에게 묻다 2020.01

by HUEMONEY 2020. 4. 13.

미국 고교 코치직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풋볼팀을 들어갈 길을 찾지 못해서 플로리다 주립대 부속학교 팀에 먼저 연락하여서 코치진으로 합류했습니다. 들어가서 활동을 하다 보니 준결승도 3번 올라가고 많은 것을 배웠네요.

한국과 미국 풋볼시스템의 차이가 클 거라 생각한다.
 저는 사실 한국에서 많은 팀들의 운동 시스템을 잘 모릅니다. 바이킹스에서 3년정도 활동했고, 송도고등학교 감독으로 활동했을뿐, 대학팀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를 해드릴 수는 없겠네요. 일단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차이점은 시간 활용의 효율성입니다. 물론 여기는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정도의 많은 연습 시간이 허용되지만, 낭비되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연습 도중에 장비를 착용한다던지, 다음 연습 시간 내용이 무엇인지 몰라서 가만히 서있는다는지, 이런 일이 전혀 없습니다. 코치진 숫자가 많고 다들 오랫동안 함께한 것, 그리고 선수들이 이 팀 시스템 안에서 4년동안 “성장한다” 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한가지 더 하자면, 스페셜팀과 상황별 훈련입니다. 매일 연습에 스페셜팀이 빠지는 법이 없고, 모든 것을 연습합니다. 킥오프, 킥리턴, 펀트, 펀트 리턴, 엑스트라 포인트, 2점 컨버젼, 등등… 항상 오팬스 팀 연습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바꾼다던가 아니면 디펜스를 하다가 이제 펀트 리턴으로 바꾼다던가, 이런 식으로 스페셜팀을 이어가기도 하고, 물 마실 브레이크 시간에서 갑자기 킥리턴이나 킥오프같은걸로 기습적으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스페셜팀 외에도 상황별 훈련을 많이 합니다. 2미닛 드릴, 골라인 디펜스, 스크린 패스, 트릭 플레이 등…

세미나 시스템은 어떤가요?
저희는 허들을 이용합니다. 상대방 스카우팅도 허들로 감독이 교환신청해서 주고 받고 하고요. 영상으로만 200시간 정도의 엄청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고, 올해부터는 사이드 라인에서 아이패드로 실시간 리플레이를 볼 수 있는 Hudl Sideline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저희 팀에는 항상 영상 촬영팀 3명이 같이 움직이면서 Wide View (Pressbox) 2명, Tight View (Endzone) 1명이 영상을 찍습니다.
 
세미나는 저희가 금요일 밤에 경기가 끝나면 영상을 허들로 바로 올리고 토요일은 다들 쉬면서 각자 경기 영상을 보고 다음주 상대 영상을 스카우팅 한 다음에 일요일 아침에 코치진 미팅을 합니다. 미팅에서 다음주 일정과 부족했던 점, 그리고 특이사항을 논의하고 오팬스 디팬스 로 나뉘어 지난 경기 영상을 보면서 고칠점을, 다음주 상대 영상을 보면서 게임플랜 (특수 작전, 바꿔야할 점)을 짭니다. 이 게임플랜을 월요일에 학교가 끝나자 마자 연습 나가기 전에 포지션별로 모여서 통보합니다. 그 이후에 월~목 연습 동안에 게임플랜에 따라 준비를 하고, 금요일에 다시 경기를 치릅니다.

필드 운동과 피지컬 트레이닝의 비중은 어떻습니까? 
 시즌중에는 월, 목요일만 웨이트를 합니다. 경기가 금요일에 있어서 목요일에 웨이트를 하는거에 저는 반대를 하지만, 감독이 워낙 보수적이라서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A.   오프시즌 : 주5회 웨이트, 주0회 장비
B.   스프링 (춘계/프리시즌) : 주5회 웨이트, 주4회 장비
C.   시즌중 : 주2회 웨이트, 주2회 장비 (화, 수), 주2회 워크쓰루 (월, 목), 경기 (금)

인원이 많을텐데, 웨이트 프로그램을 어떻게 돌립니까?
 스쿼트 랙 (rack) 이 8개 정도 있습니다. 이걸 스테이션이라고 부르는데 각 스테이션 마다 5명까지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수행합니다. 웨이트 코치가 호각 불면 첫번째 운동 첫번째 사람이 들어가서 첫 세트, 한번 더 불면 두번째 사람이 첫 세트, 그 다음 세번째 사람이 첫 세트 등등 해서 첫번째 운동을 첫 세트를 다섯째 사람까지 하고, 다음 운동으로 넘어갑니다. 총 웨이트실에서 1시간 10분정도 보내는거 같네요.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인당 쉬는 시간이 1분을 안넘어갑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바꿀 점이 많다고 하셨다.
세 가지만 꼽아보겠다. 첫째, 스트레칭/유연성이 부족합니다. 폼롤러와 같은 도구를 더 사용하고, 선수들의 유연성과 가동범위(ROM)를 넓히는 것에 먼저 집중하고 싶습니다. 파워클린과 스내치를 중점으로 프로그램을 돌리는데 태반의 아이들이 자세를 습득하지 않은 상태로 중량만 올려서 불안정하고 한계에 일찍 다다릅니다.

둘째, 시즌중 경기 하루전인 목요일에 웨이트를 하는 것은 매우 안좋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수요일에 웨이트를 해서 몸이 경기전에 완전히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그냥 중량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인 혹은 고무줄과 같은 것을 이용하여 폭발적인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용 문제로 현재 저희 팀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즐겨찾는 풋볼 커뮤니티가 있나요?
AFCA의 글들을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로 저희팀 베태랑 코치들한태 작전을 그려서 확인받거나 질문하고, 건의하는 식으로 공부를 많이 합니다. 책은 옛날 46 디펜스와 같은걸 조금씩 읽어보기는 했는데 주로 인터넷 글을 많이 봅니다. 말씀드린대로 AFCA 사이트 입니다. https://insider.afca.com/xs-os-inside-zone/

만약 한국풋볼팀 코치를 맡게 된다면, 당장 무엇부터 할 것 같은가?
 문화를 먼저 바꾸고 싶습니다. 풋볼은 일단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국의 열악한 상황과 여건, 그리고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여러모로 너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크게

i.   볼 스킬 (던지고 캐치하는 능력, 볼을 다루는 능력)
ii.   피지컬 (웨이트, 달리기)
iii.   풋볼 지식 (전술, 게임을 읽는 법, 상황 판단법)

이것들은 기술적인 것에 불과 하지만, 일단 제일 먼저 풋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투자하게 된다면 이것들은 서서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느 팀에 어떤 직책으로 소속되던 그 팀원들 모두와의 대화로 목표를 결성하고 그 목표를 단계적으로 어떻게 이루어 나갈지 점검 한 뒤, 각자의 바쁜 일과를 쪼게 평일에 포지션별 세미나를 하고, 웨이트와 체력단련을 꾸준히 하고, 그리고 풋볼 팀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강압적이지 않고 즐겁게 만드는 문화를 전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