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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드래곤즈 인터뷰

드래곤즈 24기 김성훈_2019.01

by HUEMONEY 2020. 4. 2.

24기 김성훈, 인터뷰 도중

이름 : 김성훈 
소속 : 드래곤2101 / 경성대학교 03학번 토목공학과 / 경성대학교 미식축구부 드래곤즈 24기 
취미 : 미식축구 
주요 작업 : 08년 주장 / 08년도 코리안볼 선수(유일하게 오펜스, 디펜스 겸임 주전) / 14-15년 켄톤 월드컵 국가대표코치 /1,3회 초이볼 포지션 코치 / 부산 올스타 18년도 코디네이터

 

Q1. 삶에서 미식축구라는 키워드를 빼면 설명이 안될 것 같습니다. 미식축구부에 가입하게 된 입부동기는 무엇인가요?

18기 대승이형님 때문인데…. 당시 나의 행색이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대학생 신입생이 슬리퍼를 신고있는 경우가 잘 없으니깐 대승이형님이 ‘저 새끼는 범상치 않다’ 라고 생각하고 대승이 형님이 다가왔다. 처음엔 도망가려고 했으나 친구만 도망가고 나는 잡혔다. ‘아.. 쳐다봤으니까 맞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악수를 하자고 손을 올렸다. 이때 ‘아 이제 맞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쫄았었다. 그런데 대승이형님이 ‘버스 사이로 가서 이야기를 하자.’ 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 버스 뒤에 가서 맞는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갔더니…. 대승이형님이 미식축구 입부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인상 깊고 멋있는 말을 하셨다.

“서울대 공부해서 이길 수 있느냐? 체대 학생들 보다 운동 잘할 수 있느냐? 우리는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가 될 수는 없어도 11명이 모여서 전국 최고가 된다. 남자로 태어나서 대한민국 1등은 한 번 해봐야하지 않겠나?” 이 말에 뭐가 씌었는지 혹해서 넘어가 되어 입부하였다. 

 

Q2. 미식축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 딱 떠오르는 건 2개가 있다.
첫 번째는 군인 시절 제대 직전까지 부실에 말년 휴가 딱 한 번 갔었다. 내가 군대 가기 전에는 ‘항상 이기는 팀, 지면 열 받아서 승부욕에 불타는 팀’ 이었는데, 나와보니 50점차로 이기던 부산대한테 40점차로 개박살이 났다. 경기 하면서도 열 받았는데, 회식하려고 내려가면서 팀원들이희희덕 거리는 모습을 보고 더 열 받았다. 내가 모르던 사람들이랑 같이 해서 졌는데 ‘이 새끼는 뭔데 웃고 지랄이지’ 라고 생각하고 열 받았다. ‘와 맨날 이기던 팀한테   개박살이 났는데 웃고 있는다고?’ 그때 대게 싫었었다. 운동을 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2010년 경북대전 끝나고 인현이를 껴안고 대성통곡 했던 적이 있었다. 시합 끝나고 뒤에 인현이가 따라오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일부러 뒤를 안 돌아봤다. 뒤를 돌아보면 멜랑꼴리할까…. 안 돌아보고 있다가 돌아보는 순간, 인현이랑 눈이 마주치면서 부경대 운동장에서 대성통곡을 했다. 전국대회 첫 경기에 떨어지기도 했고 팀이 힘들었던 시기였기도 했고 같이 뛴 팀동료들 선후배들과 마지막이라는 그것 때문에….  그 때 옆에서 지나가던 매니저들은 대성통곡하는 모습보고 ‘ 뭐야 왜 저래~’ 이랬다. 그 정도로 많이 울었다. 

 

Q3. 힘든 부분도 많았을텐데 끝까지 계속 하셨네요. 그렇다면 졸업하기 전에는 몰랐던 미식축구의 교훈이라던가, 인생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운동이 너무 하기 싫었던 적이 있었다. 1학년때인가 2학년때인가….  진길이형님이 자주 하는 말이 ‘부모님 돌아가신 거 아니면 다 나와라.’. 너무 운동이 하기 싫어서 ‘어떻게 핑계를 댈까?’ 생각했다. 그때는 버스를 타고 다녔으니깐, 버스 맨 뒷자리에서 왼쪽 어깨를 버스 벽에 막 부딪혔다. 어깨 계속 부으라고….  그렇니깐 어깨가 붓더라. 그래서 부었을 때 빨리 진길이형님께 보여줬다. 그랬더니 그 날 하루 운동은 쉴 수 있었다. 운동장은 올라갔다. 운동만 쉬었다. 
미식축구는 운동도 힘들지만 개인적인 시간을 빼는 것 자체가 힘들다. 이걸 4-5년 참고 하다 보면 사회에서는 왠만한 건 견딜 수가 있다. 끈기, 인내심, 위계질서를 배울 수도 있다. 안 그래도 힘든 세상에, ‘헬조선’이라고 하는데 극복하면서 살아야지!

 

Q4. 이번에 인간개발용광로 총괄 디렉터를 하셨는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소감 부탁드립니다. 

처음에는 너무 낡았었는데, 하면서 뭔가 뿌듯했다. 돈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일할 때랑은(본업이 인테리어) 느낌이 달랐다. 재미있었다? 부담감도 있었고, ‘아 내가 부실 공사하는 것이 되게 좋은 기회? 좋은 경험이었다’ 라고 생각했다. 

 

Q5. 이름이 참 재미있는데요. 왜 ‘인간개발용광로’ 로 짓게 되었는지?

그거는 뭐 필리핀 사전답사 가서 이야기 하다가 YB 시절 25기 윤경민이 신입생 홍보 할 때 자주 이야기하던 문구였는데 갑자기 떠올라서 이야기 했더니 다들 반응이 괜찮아서 정하게 되었다.

 

Q6. 인간개발용광로를 이용하게 될 YB, YG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YB의 권리를 위해 지어진 게 아니고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곳이다. ‘깨끗하게 써라’ 이런 것보다는 OB, OG 분들께 대한 고마움을 항상 느꼈으면 좋겠다. 

 

Q7. 마지막으로 월간 용광로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월간 용광로도 그렇고 다 처음 하는 것이 많으니까…. 한 두 명 한테 맡기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하는게 시스템이다. 처음에는 미흡한 게 많고 하기 싫은 게 많겠지만 잘 만들어갔으면 한다.  내가 힘들면 옆사람에게 말하면서 서로 도와가면서 만들어갑시다. 나도 많이 도와주겠다.

 

 

드래곤즈 NEW 부실 인간개발용광로 전후과정 비교영상

드래곤즈 인간개발용광로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