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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특별한 만남

드래곤즈 '최다관심상' 수상자 드래곤즈 13기 한태영

by HUEMONEY 2020. 4. 9.

2020년 1월 27일 드래곤즈 코치진은 필리핀 클락에 있는 드래곤즈 13기 한태영OB를 만나고 왔다. 한국이 아닌 저 멀리 필리핀에 있으면서도 도대체 무엇이 그가 드래곤즈에 관심을 쏟게 했을까? 지난 1년 간 드래곤즈에 엄청난 관심을 표현해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작년 필리핀 클락에서 합숙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때 이후 드래곤즈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일단 OB선배들이 드래곤즈에 관심이 늘어난 느낌이다. 나도 좀 더 관심을 갖게되었고 다른 OB들도 '나도 좀 이렇게 해봐야겠다.'라는 모습들이 보인 것 같아.  최근엔 성적이 좋지않아 관심 대상에서 빨리 사라졌다. 옛날 같으면 춘계도 바쁘고 추계도 바쁘고 동계도 바쁘고 그랬어. 최근에는 경기 성적이 안좋다보니 관심들이 빨리 끝났다고. 그런데 작년에는 추계우승하고 전국대회 결승가고 하니까... 물론 선배들은 항상 1부리그 전국대회 우승 이런것만 생각하시던 분들이잖아. 그렇지만은 우리 후배들이 잘 견뎌서 이렇게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대견스러워하면서 관심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 제일 중요한 것은 독지가들이 붙어야하는 것 같아 (웃음)  

작년 드래곤즈가 부산 추계대회에서 우승하고, 전국대회에서는 준우승을 했다. 전국대회 결승에서는 '25대 0'이라는 스코어로 패배했습니다.
부산과 전국구의 차이라고 생각해. 옛날에는 다 부산이 전국에 올라가서 다 부산 판이었다. 맨날 부산팀끼리 붙어서 너 죽고 나 죽자... 부산팀들이 서울까지 올라가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이랬지만 이제는 만만치않다. 전국의 벽에 부딪힌거지. 다른 지역들도 열심히 준비하고 OB들이 많이 도와주고 옛날의 영광을 살리려고 하는 중이지. 부산카드가 이제 전국에서 쉽게쉽게 먹히는 게 아닌 것 같아. 작년 1부 결승에서는 성대가 이겼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작년 필리핀 클락에서 드래곤즈가 합숙을 할 때 아쉬웠던게 합숙 중간 쯤에 내가 수빅 바닷가로 가서 수영도하고 놀고 오자고 건의 했잖아 코치진한테도 보여주고? 매일 운동안하고 하루 수영하며 놀았다고 나갈 사람이 안나가지는 않았겠지만,, 유연해지고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

이해도 되는게 역대 감독들과 코치들은 ob들이나 학교에서 쥐뿔이 해주는게 없어도 성적이 나쁘거나하면 모든 욕을 듣잖아? 그런 것이 이번 김성훈 감독이 시작하며 마음에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게 분명하지. 팀은 바닥인데 인원도 재원도 없고, 이제껏 자기 모든걸 바쳐서 이렇게 견디는 것도 힘들었을텐데. 성적이 나쁘다고 눈총 받을걸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졌을거라고 생각해. 마음이 급하니 하루하루 어떻게든 전력을 만들어서 시합에 나가야 겠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멀리 필리핀까지 왔는데, 하루 관광하며 쉴 생각을 하지도 못했던거지

개인적으로는 어서 이쁜 여자친구가 생겨서 지금의 반만 미식축구를 바라본다해도 그 열의를 생각한다면 전국 우승에도 부족함이 없다 생각해. 운동을 잘해야 최고의 미식축구부원인가? 한국미식축구부가 프로팀 수준도 아니구.. 나는 법학과이고, 호정이형은 환경공학과인데? 우리가 운동선수인가? 인정할건 해야한다고 생각해. 법학과가 아무리해도 운동을 전문으로 한 선수를 어떻게 이겨? 그리고 미식축구라는 운동이 운동만 전문으로 한 사람들 모아서 우승하는 학교가 있다면 그건 제대로 된 것일까? 자기 전공 버리고 공부 안하고 운동만 열심히해서? 그리고 졸업하면 어떻게 되는거야?

근데 살아보니까, 법공부한건 기억안나고 미식축구했던 경험이 제일 도움되더라고(웃음?) 한사람이 두사람이 못이긴다고 생각해. 공수 풀로 뛰는 사람보다 공격팀 수비팀으로 나뉘어진 팀이 더 유리하겠지. 결국 11명이하는 운동이고 다른 한 명 부족해서 뚫리면 다른 부원이 도와줘야지. 한명의 스타플레이어가 있어서 우승했다는 학교는 없었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이 미식축구를하되 자기의 전공과 대학생활을 희생하지 않았으면 해.

 

미식축구계를 주름잡던 동의대가 2부로 내려갔다. 
경성대와 똑같은거 아냐? 뻔하지 뭐. 동문지원 없고 선후배 지원없고 학교 지원없고. 누가 미쳤다고해? 자기 하고 있는것도 힘들어죽겠는데 운동해주는 것만해도 고맙다고 생각해야하는데. 제일 중요한건 뭐다? 독지가다. 우리학교 선배들이 운동은 잘했는데 다른 부분은 흠... 나도 지금 독지가가 되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네. 와이프한테 용돈 받는 입장이라(웃음) 

태영형님이 YB였던 시절의 선후배 관계가 궁금합니다.
선배들이 따지는건 정신력 이런걸 이야기하는데, 사실 우리 학교가 많이 도와줬어. 그 당시 감독이던 환진이형님이 사비를 많이 냈고. 그 당시의 경성대 미식축구부를 먹여살린건 내가 보기엔 환진이형님이야. 말하다보니 생각나는데, '말뚝이'라고 아줌마 혼자 사는데서 음식 팔던 곳이 있어. 라면이 밥이고 국물이 안주였던... 라면에 국물에 소주에... 그리고 분명한건 호정이형이 술을 너무 안사줬다는 것! OB들이 좀 그런게 필요해. 어느 선배가 뭘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승리지원금. 우승축하금, 경기도 할 때마다 돈이 있어야 어디 나갈 것 아니냐고. 그렇다고 경기 졌다고 다시 빼았을 순 없잖아. 그냥 지원해줘야지.

동기 차순이를 필리핀에서 만난적이 있어, 차순이는 주장도 했더만, 열심히 했던거지. 근데 자기가 ob가 되서 학교에 약도 갖다주고 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못들었다는 거야. 그러니 지원을 안하게 되었다고. 해주면 뭐하냐고... 그래서 내가 그랬지 너하고 나하고 학교다니며 운동할 때, ob형님들이와서 술사주고 밥사주고 했을 때 고맙다고 한적있냐고?  나도 없다. 근데 니가 ob가되서 받았던걸 돌려주는데 니가 하지도 않았던걸 yb들 한테 원한다는건 이상한거 아니냐... 

내리사랑이라 들었다. 우리가 얻어먹은걸 그 ob형님한테 돌려주지는 못하지만 얻어먹은거 만큼은 yb들에게 주라고 그래서 그 ob형님들이 사준거 아니었겠냐... 그리고 부산 사람들이 너무 무뚝뚝해. 이 부분은 지금 매니저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 계속 해야되고. 나 같아도 무뚝뚝한 선수한테 전화받으면 기분이 안좋아질거 같아 (웃음)

 

다시, 미식축구를 해야하는 이유
맨날 호정이형이 자기는 혼자 컸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아니야(웃음) 내가 생각한 건 우리 후배들이 미식축구라는 것을 알고 노력을 해보라는거지. 시간이 안돼? 시간 돼 분명히. 미식축구하면서 자기 밑에 있는 것을 끌어내고. 으아아~ 샤우트~~~ 공격성. 공격성하면 그게 최고 아냐? 레디~ 셋~ 헛! 하면 뛰어가서 사람 박잖아. 어떻게 사람이 달려가서 박아. 사람이 평소에 그런 것을 표현하거나 느낄 기회가 없어. 

이제 50이 다되어가고 여기 동남아시아 필리핀에서 살아남으면서, 누구하나 나한테 4년제 대학을 나왔는지 무슨과를 물어본 사람은 없더라구.. 아마 하늘에 계신 어머니도 한숨을 쉬실듯... 여기 필리핀에서 살면서 살아남는데 도움을 준것은 법지식이나 군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미식축구 정신이었다고 생각해. 

자꾸 뭘하면 머리 속에 희생봉사 개척이 맴돌더라구... 박창훈 단장님 어머님이 쓰셨다는 그 현판 액자가 생각나고...미친걸까?(웃음) 어려울때 힘들때 포기하고 싶을때 미식축구할 때를 항상 떠올렸다기 보다 그때가 눈에 보였어. 공수교체 따위는 없던 시절.  아파도 어떻게든 나가야하는... 희생, 봉사, 개척 (웃음)

많은 후배들이 그걸 느껴봤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게 도움이 되서 사회에서도 잘 살아서 또 후배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학과 공부는 사는데 별로 도움 안된다고 말해주고 싶고, 일단 학점은 잘받는 것으로 마무리하라고 하고 싶네 ^^

조금 강한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2기 오윤성OB의 드래곤즈 부실 테러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때는 그 분이 갑자기 와가지고 다 뒤집고 가고 그래도 우리가 착해서 넘어갔는데 이제는 그러면 안되지. 지금 드래곤즈도 재원이 부족한데 '그냥 넘어가라'는 분들이 있다면 그렇게 말하시는 분이 책임져 주시면 될 듯하다. 막상 당하는 후배들은 아닌 듯 하다. 이제 '내가 선배니까 니가 참아' 이런 건 아니야. 

 

마지막으로 월간용광로에 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선•후배들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 줘서 고마워...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데... 언제고 내가 호주에서 과일 따기 알바하다가 이민국에 체포되서 감옥에 간 이야기 꼭 해주고 싶구만,,, 특별편 다시 만들어줘. 부산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미식축구하는 사람은 말로 하는게 아니다?? 라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 이제는 선배들도 살아오면서 도움되는 이야기해주고 후배들도 궁금한거 물어보고 그리고 운동하며 스스로 다짐도 하고, 이러한 장소가 월간 용광로가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 양기가 입으로 올라오는 늙어가는 선배를 인터뷰 해줘서 고맙고, 간만에 말을 많이 하니 너무 좋네. 이런 말은 와이프나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에게 할수 없잖아 그렇다고 필리핀 직원 앉쳐 놓고 할 수있는 것도 아니구. 이런 자리 만들어져서 고맙고 활성화되기 바라는 마음에 월간 용광로 매월 지원금 5만원씩 하도록 하겠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4기 15기 16기 나한테 튀김 얻어 먹은 후배들도 월간 용광로이던 ob회 회비 내는 것에 동참을 가능한 만큼 같이 해줬으면 좋겠어... 나한테 다시 튀김안사줘도 되니까 말이야...